태 없는 태(態), 마음 없는 마음, 주저 없는 선, 과감한 생략, 거친 단순함,
작위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듯한 선들이 자아내는 리듬감,
서정적 운율이 주는 역동적 생명이 내재한 무심의 결
그것이 권오봉의 회화적 미학이다.

‘그는 스스로 형태를 갖추어 가는 물질,
즉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나는 질서를 회화화하려고 한다.
메를로 퐁티’ 세잔이 자연발생적으로 태어나는 질서를 드러내고자 한 것처럼,
권오봉의 회화 속에 선들은 스스로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무심의 결을 형성하고 있다.

언어가 정지되고, 어휘가 사라져도
몸의 언어가 남듯이 몸이 기억하는 회화이며,
지시하는 바가 없지만 무심하게 움직이고 있다.
의식너머로 무심히 그러나 움직이는 선의 잔상으로
시나브로 강하게 때로는 시적 서정을 내뿜으며
검은 심연을 태토로 하고 있는 선들은 질박한 예술의 언어로
소리 없는 외침으로 깊은 반향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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