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on O-Bong’s scribbles, or at times awkwardly drawn lines are akin to primal gestures. Like children’s doodles on the wall, lines drawn on the dusky rock faces of prehistoric caves – neither text nor drawing, but a certain, clumsy gesture. Upon encountering these vestiges, we are engulfed by some call, as if detecting a sense of presence in the silence. Where does this call come from? Kwon’s work stands apart from any pictorial custom or technique. In his productions, the optically driven pictorial practice ceases function. His drawings, for which he unfetters himself to the extent of sprawling out lines with his eyes closed, lack any mechanism for visual control or restriction. Moreover, his hands are liberated from the burdensome expectations of technical prowess. He discards the brush, a tool that demands a certain level of original skill to produce formative effects, and instead selects objects that could focus on swiftly capturing the anonymous traces of the act of delineating or scratching, such as brooms, spits, rakes, or knives. By doing so, the artist critiques the process of inscribing the sublime talent we call paintings as it transpires through the eyes, hands, and then the art object. Abandoning customs and techniques, he delineates, scratches, erases, and throws without hesitation, saying “wow, this could still be a drawing.” He does not declare that ‘this IS a drawing.’ For, such a statement would be equivalent to saying ‘this is my talent.’ The meaning of talent is surprisingly simple. The criteria begin with the distinction between drawing well and poorly. However, when we say “wow, this could still be a drawing,” we are departing from said distinction, and are instead inquiring into art as a pure possibility. But then, who would count as the actual creator of the drawing? Since he randomly picked up an object with his eyes closed, we could say he left himself to the darkness of chaos. Indeed, his drawings seek out the shining black line hidden In the innately dark background. Like the Little Prince who sought something luminous in the silence of the desert under the starts. However, contrary to our preconceived notions, chaos is not disorder, the antonym of order. Rather, chaos is more about nostalgia – a reminder of the primary force we once harbored but then lost. One day, like the nostalgia invoke by the chaos of Twombly whom he deemed a fellow traveler, chaos becomes the order that awakens the order we lost and cannot recover. Therefore, we also speak of cosmos when we mention chaos. What we encounter In Kwon O-Bong’s work is not an artist whose talent has been embodied and packaged for presentation, but his essential shadow, the artist himself as a personhood. Night Stroll (Excerpt) _ Dal-Seung Lee (Art Critic)
권오봉의 휘갈긴, 때로는 서툴게 그은 선은 원초의 몸짓과도 같다. 담벼락에 그은 아이들의 낙서, 선사 시대 동굴 어두운 암벽에 그어진 선. 그것은 글도 그림도 아닌 어떤 서툰 흔적이다. 남겨진 흔적과 만나는 순간 우리는 문득 침묵 속의 인기척과도 같은 어떤 부름에 휩싸인다. 이 부름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권오봉의 작업은 어떠한 회화적 관례나 기량으로부터도 떠나 있다. 그의 작업에서는 우선 눈이 주도하는 회화적 관례가 기능을 멈춘다. 눈을 감고 긋거나 긁기를 마다 않듯이 그의 그림에는 시각적 통제나 조정의 장치가 없다. 그리고 손 또한 어떠한 회화적 기량에 대한 부담으로부터도 벗어나 있다. 조형적 효과를 위한 일정의 개성적 기량을 요구하는 붓을 버리고 대신 빗자루, 갈퀴, 꼬챙이, 나이프 등 긋거나 긁는다는 행위의 익명의 흔적만을 신속히 담아낼 수 있는 작업 도구를 선택한다. 그는 결국 눈, 손, 작품으로 이어지는 회화라는 이름의 숭고한 재능의 서명 과정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관례와 기량을 훌훌 털고 그는 서슴없이 긋고 긁고 지우고 내던지며 말한다. “어, 이래도 그림이 되네”. 그렇다. 그는 ‘이것이 그림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 이것이 그림이다’는 말은 곧 ‘이것이 나의 재능이다’라는 말과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재능의 의미는 의외로 간단하다. 그것은 잘 그린다 못 그린다의 구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어, 이래도 그림이 되네”하고 말할 때 우리는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구분에서 벗어나 순수한 가능성으로서의 미술을 다시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때의 그림은 도대체 누가 그린 것일까? 눈감고 아무런 물건이나 집어 들었으니 그는 혼돈의 어두움에 맡겨진 셈이다. 사실 그의 그림은 원래가 어두운 바탕 속에 감춰진 빛나는 검은 선을 되찾아 내는 일이기도 하다. 마치 별 아래 사막의 고요 속에서 무언가 빛나는 것을 찾던 어린 왕자처럼, 그러나 혼돈은 흔히 생각하듯 질서의 반대, 무질서가 아니다. 혼돈은 오히려 우리가 잃고 있던 원초성에 대한 환기 혹은 향수이다. 언젠가 권오봉이 길동무라 여겼던 톰블리의 혼돈으로 깨어나는 향수처럼, 혼돈은 잃어버리고 되찾을 수 없는 질서를 일깨우는 질서이다. 그래서 우리는 카오스를 이야기할 때 코스모스를 함께 이야기한다. 권오봉의 작업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육화된 재능으로서의 화가가 아닌, 그 본연의 그림자, 인격으로서의 작가 자신이다.
Vernissage 2016. 10. 07 Fri 5PM @Phosphorus & Carbon warehouse